newnomain 님의 블로그

그 사람은 나보다 먼저 어른이 됐다예전엔 같이 웃고 떠들던 사이였는데 요즘 그 사람을 보면 왠지 조용해졌다. 삶을 조금 먼저 받아들이는 얼굴 같아서 그게 멋지면서도 어딘가 멀게 느껴진다. 어른이 된다는 건 서로 다른 속도를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.

《감정을 떠올리기보다 기억을 떠올린다》 그 사람과의 일은 감정보다 장면만 남았다. 언제, 어디서, 무슨 말을 했는지 순서대로는 기억이 나는데 그때의 마음은 잘 안 떠오른다. 시간이 흘렀다는 건 기억이 남고 감정이 줄어드는 일이다.

책임을 진다는 건 버티는 쪽에 가까웠다 책임을 진다는 게 뭔가를 멋지게 해내는 게 아니라 그냥 포기하지 않고 붙잡고 있는 거라는 걸 알게 됐다. 어른스러움은 생각보다 더 조용하고 조금은 외로운 감정이었다.

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 자주 연락하지 않아도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. 이유도 없고,필요도 없는데그냥 어딘가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는 마음. 그 사람도나를 한 번쯤그렇게 떠올렸으면 좋겠다.

회복은 조용히 찾아온다 상처는 드라마처럼 확 낫는 게 아니라 평범한 날들 사이에서 눈치 못 채게 조금씩 회복된다. 그러다 어느 날, '그 일'이 예전만큼 아프지 않다는 걸 문득 알게 된다.

말이라는 건 참 이상하다 말이라는 건할 땐 가볍고,지나고 나면 묵직하다. 다 전한 줄 알았는데항상 빠져 있는 마음이 하나씩 있더라. 그래서일까,우린 말로 서로를 이해하려 했지만결국 말 때문에 멀어진 것 같다.

좋아하는 걸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 어릴 땐 뭐 좋아하냐는 질문이 재밌었는데,  요즘은 그게 가끔 부담이다.  ‘이게 나다’라고 말할 만한 게 점점 없어진 느낌.  그래서 가끔은 뭘 좋아하는지보다  뭘 싫어하지 않는지가  나를 더 잘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.

햇빛이 얼굴에 닿는 순간 요즘 제일 좋은 순간은 횡단보도 기다리다가 햇빛이 내 얼굴에 살짝 닿을 때다. 누가 웃어준 것도 아닌데 괜히 기분 좋아지고, 내가 나한테 “오늘도 괜찮아”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. 아무 이유 없는 기분 좋은 순간, 그게 요즘 내 하루의 보물이다.

대단한 걸 바라는 건 아니다 매일 거창한 성취 같은 건 없어도 된다.  그냥 오늘 하루도 사고 없이,  무탈하게 지나가고  따뜻한 밥 한 끼 먹고  집에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.  요즘 내 바람은 생각보다 소박하고,  그래서 더 간절하다

그냥 조용히 있고 싶을 때가 있다  누가 뭘 묻는 것도,  뭘 위로하는 것도 그냥…  잠깐만 멈췄으면 좋겠다 싶은 날이 있다.  아무 말 없이 그냥 옆에 앉아 있어주는  사람이 가끔은 가장 큰 위로라는 걸,  살면서 알게 됐다.